구독자pick: 참을 수 없는 권태의 가벼움(완)

정국이 병원에 있는데, 내가 거기 있지 않는게 이상했다. 같이 사는 동안 종종 아프긴 했어도 입원까지 한건 처음인데...내가 맹장 터졌을때, 정국이가 곁에 없었던 거 생각하면...걔도 혼자 있어야 공평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집에 있는게 괴로웠다.

"전정국 지금 오라고 해" "...아니...아냐아...술이나...한잔...더하자. 쨔안~!" "안주 좀 먹으면서 마셔. 소주잔 들 힘은 있냐?"

연락이 없다. 이제 정말 끝난건가, 내가 그만하고 싶다고 말해놓고, 내가 끝이라고 못박아 놓고, 연락도 하지 말라고 해놓고, 막상 연락이 없자 힘들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우리 헤어진게 맞았다. 듣고 싶지 않아도 정국이 뭐하고 다니는지 다 귀에 들어왔다. 윤기형 일부러 하는 얘기도 그랬지만, 단톡방만 봐도 알 수 밖에 없었다. 정국이 대화 하는건 아니였지만, 다른 애들 말하는것만 봐도... 안보고 싶어도 나도 모르게 매일밤 봤다. 잘 지내는것 같았다. 내 생각, 가끔 할 수도 있겠지. 난 아주 가끔 딴...

jm ver

* 결제전 주의 정국이와 헤어지고 지민의 입장입니다. 모든 편을 지민의 side로 담고 싶었으나 포기했습니다...언젠가 만일, 소장본이 나온다면 완본까지 보실 수 있을 수도 있으나 10%도 가능성이 없다는 점...짧은 조각글 느낌이라는 점 밝힙니다. 이게 끝? 이럴수 있어요... 본편입니다:)

"지민이랑 화해한거야?""...어...""근데 표정이 왜 그래?""뭐...아무래도 내가 지은 죄가 크니까"

지민이네 찾아갔다. 전화 할까 하다 문자 보내고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기다렸다. 여름밤 냄새. 지민이 초반에 사귈때 놀이터에서 기다린적 많았다. 도서관 근무 안나가면 만나기 어려웠다. 주말에는 좀 쉬고 싶다고 해서.

"혼자 괜찮겠어?""어. 팔 금간건데 뭐""약 잘 챙겨먹고. 그거 덧나면 또 열나. 너 집이 꼬라지가 이게 뭐냐? 다 때려부수지?""...사람 부를거야""하여튼...너땜에 늙는다...지민이랑 제발 빨리 화해하자""형도 이러다 여친한테 차인다""안그래도 너랑 사귀냐고 하더라""우엑...""야...죽을래?""고맙다고...형 과외 늦겠다. 얼른가"

병원 입원했다. 석진형 전화 왔는데 다 죽어 갔더니 놀래서 뛰어왔다. 119 구급차까지 타봤다. 천하의 미친새끼라는데 웃었다. 열이 40도 가까이 오르고 오른손에 금갔다. 하물며 영양실조. 상사병으로 죽을 수 있다는거 뻥인줄 알았는데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

용기내서 지민이네 집 앞에 찾아갔다. 전화 걸어 잠깐 나오라고 하는게 맞는것 같은데 맨정신에 통화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다.한참을 땡볕에 서 있는데 턱에 땀이 맺혀 뚝뚝 떨어졌다.

나 요즘 지민이한테 문자 안보낸다. 매일 집에 쳐박혀서 술만 마신다. 박지민 입에서 헤어지잔 소리 듣고 잘지낸 한달이 우스울 지경이다. 괜찮을지 알았는데 시간 갈수록 안괜찮다.